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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 배운대로 못 살면 생긴대로 살아야지

by 써니200 2023. 5. 29.

영화 <자산어보>는 서학을 믿는다는 이유로 유배를 떠나게 된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만난 창대의 도움으로 백성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선어보'를 쓰는 과정을 풀어나간다. 서로가 서로의 스승이 되고 제자가 되어 결국에는 인생을 살아가는 벗이 된다. 

영화 <자산어보> 포스터

감독   이준익
수상   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관객상)
          20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올해의 감독상, 올해의 각본상)
          22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남자연기자상, 기술상)
          42회 청룡영화상(남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 편집상, 촬영조명상)
          41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신인여우상)
          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영평 10선)
          30회 부일영화상(최우수 감독상)           
          57회 백상예술대상(영화 대상)
개봉   2021.03.31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26분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정약전은 힘든 유배생활에서도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삼형제는 정조 때부터 서학을 믿어왔다. 정조는 이를 우려해 형제들에게 서학을 믿으면 조정대신들의 먹이가 될 것이라 주의를 주었다. 또한 벼슬을 하는 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버텨야 함을 당부하였다. 정조가 승하하고 순조가 왕위를 잇지만 11살 어린 탓에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 정약용 삼형제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조정대신들은 황사영 백서사건에 삼형제를 옭아매었다. 의금부로 잡혀온 정형제 중 정약종은 서학을 버리지 않겠다 하여 이후 황사영과 함께 처형을 당하고, 정약전은 자신을 보내면 서학쟁이들을 깡그리 잡아올 수 있다며 황사영과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변호하여 자신과 정약용은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선왕이 아끼던 신하였던 정형제를 처벌하기 주저하는 어린 순조를 대신해 정순왕후는 그들을 멀리 유배보내기로 한다. 둘 중 정약전이 더 위험한 인물이라 판단하에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가게 된다. 흑산도에 도착한 정약전은 가거댁의 집에 머물게 된다. 유배 중이이지만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모든 것이 궁금했다. 그의 호기심을 풀어줄 물고기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 있었다. 그가 바로 장창대였다. 창대는 아버지 장진사가 흑산도에 왔을 때 창대의 어머니와 정이 통해 태어나게 된 서자였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글공부에 매진하였으나 지금은 발길을 끊은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다. 창대 역시 출세를 접고 다른 섬사람들처럼 고기잡이를 해서 살아가고 있다. 동생 정약용은 강진에서 저서 활동과 제자 양성에 주력하였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어류도감이 굶주린 백성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다.

정약전은 백성들을 위해 어류도감을 쓰기로 한다. 어류도감을 쓰려면 창대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래서 정약전은 창대에게 글을 가르쳐주는 대신 창대는 어류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달라고 하지만 창대는 대역죄인에게 글을 배우고 싶지 않다고 거절한다. 이후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정약전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된 창대는 마을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쳐줄 정도로 지식을 쌓게 된다. 정약전 또한 섬주민들의 구휼에 도움이 되는 어류도감을 쓸 수 있게 된다. 유배 온 지 14년 후, 창대는 마을처녀 복계와 혼인하고 정약전도 가거댁과 사랑을 이루어 자식을 보게 된다. 창대의 아버지 장 진사는 창대에게 과거를 보고 출세할 것을 종용한다. 창대의 속마음에도 출세의 욕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분노한다. 이후 과거에 급제한 창대는 현실의 가혹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다시 흑산도로 돌아오게 된다. 그동안 홀로 어류도감을 쓰던 정약전은 앉은 채로 세상을 버리는데...

이상은 높았지만 여전히 양반을 벗어날 수 없다.

동생 정약용의 그늘에 가려진 정약전의 일화가 신선하다. 서학을 믿어서 유배까지 당하는 정약전이지만 또한 임금도 상놈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정약전이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양반핏줄이다. 창대에게 '상놈, 상놈'이라며 비하하는 것을 보면 자신은 서학을 믿어 스스로 깨어있다고 여겼겠으나 사실 다른 양반보다 조금 생각이 다르다 정도로 인식된다. 모든 것을 가졌던 양반이지만 남자 중심의 이야기에 가거댁의 일침을 듣고 가거댁에게 배웠다고 말할 만큼 깨어있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양반으로써 물고기를 연구하여 책을 쓴다는 발상부터가 여느 양반과는 180도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동생 정약용보다 더 깨어있었던 인물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반면 창대라는 인물은 서자의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시를 짓지 못한다는 것에 상처를 받고 정약전에게 왜 정약용처럼 학술적인 책을 쓰지 않고 하찮은 물고기 책을 쓰느냐고 묻는다. 정약전은 서학을 창대는 성리학을 믿는 서로의 생각차이 속에서 현실만을 고집하는 서학과 이상을 쫓는 성리학의 괴리를 벗어나 서로를 인정한다. 흑산도를 자산이라고 칭했던 스승의 말을 따라 마지막에 창대도 흑산이 아니라 자산이라고 칭하며 둘의 마음의 합일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정은 배우가 맡은 가거댁이 인상적이다.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인지라 "씨만 중허고 밭 귀한 줄 모르는 것. 씨 뿌리는 애비만 중하고 배아파가꼬 낳아기른 애미는 뒷전인 것. 인제 자식들도 애미 귀한 줄 알아야 한다"는 그말에 글을 배우지 않았지만 사람의 도리를 깨친 한 인간으로써의 면모을 보여주었다. 유배죄인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정도 깊고 잘생겼어라~라고 솔직한 면도 좋다. 결국 그 마음을 양반인 정약전이 받아주어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스토리도 좋다. 관객수 34만 명으로 마무리하였지만 평점 9.02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연기, 연출, 스토리에 고루 만족도를 보였으며 30대에 130%, 20대에 28%의 고른 관람추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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